160분 분량‧34개 파일…‘굿바이 이재명’ 저자 장영하 변호사가 공개
“깊이 사과” 고개 숙인 李…선대위는 “유포자 고발”

장영하 변호사. [뉴시스]
장영하 변호사. [뉴시스]

[일요서울 l 이하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욕설과 막말이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이 후보 측이 즉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후보가 해당 내용에 대해 사과하고 나선 가운데, 민주당 선대위는 파일을 공개한 장영하 변호사에 대한 고발 방침을 밝혔다.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이자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영하 변호사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의 ‘욕설 파일’을 공개했다, 장 변호사는 이날 개인 자격으로 회견을 여는 것임을 강조하며 총 160여 분 분량의 통화 녹취 파일 34개를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는 이 후보가 자신의 친형인 故이재선 씨와 형수 박인복 씨 등을 상대로 거친 욕설을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재선 씨에게 정신병원에 가도록 압박하는 듯한 내용과 대장동 개발특혜의혹 사건의 핵심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채용에 대한 언급도 존재한다.

이 후보는 관련 사안에 자세를 낮추는 대응 방법을 택했다. 그는 이날 중앙선대위 여성위원회 필승결의대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에 대해 “공인으로서 이런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그것도 저의 과거의 한 부분이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또 해당 사건과 관련된 자신의 어머니와 친형 모두가 고인이 된 점을 언급하며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일이니 국민들께서 용서해주시면 고맙겠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해당 파일을 공개한 장영하 변호사에 대해 고발 의사를 밝히는 등 강경 대응 기조를 보이고 있다. 당 선대위 공보단은 공지문을 내고 “녹음파일을 공개한 장 변호사를 후보자 비방죄를 즉각 고발한다”며 “장 변호사가 불법 배포한 이 자료를 선별 편집해 공개하는 행위 역시 선관위 지침에 어긋나고 후보자 비방죄와 선거법 위반에 해당되므로 즉각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또 “후보자의 공직 수행과 무관한 사생활 영역의 대화 내용 공개는 인격권 침해”라며 “녹취록을 부분 인용하는 경우도 후보자 비방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법률자문단의 판단”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태도에 정치권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제기된다. 민주당이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와 유튜브 매체 기자 간 사적인 통화 내용을 방송한 프로그램에 대해 시청을 독려하는 행보를 보이고, 관련 내용을 들고 나와 문제삼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윤 후보는 배우자한테까지 그렇게 검증을 했다면, 당사자인 이 후보는 당연히, 똑같이 검증을 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고 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씨 통화 녹취 파일을 방송한) MBC 측도 이 후보 욕설 파일 역시 같은 방식으로 방송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을 내고 “공익을 위해 제보하는 국민을 겁박하고 고발하는 것으로 진실이 묻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재갈 물리고 고발할 때가 아니라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하고 반성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장 변호사 고발 방침을 밝히며 그를 ‘국민의힘 선대위 소속’이라고 소개했다가 정정한 점을 꼬집으며 “민주당이 허둥대며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사과하지 않으면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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