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무소속 의원 국민의힘 입당…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 합류
비민주‧국민의힘 소속 유일 호남 의원…국민의힘 ‘호남 확장’ 전략에 힘 실리나

이용호 무소속 의원(왼쪽)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 [뉴시스]
이용호 무소속 의원(왼쪽)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 [뉴시스]

[일요서울 l 이하은 기자] 국민의힘이 호남을 지역구로 둔 이용호 무소속 의원을 영입하면서, 호남으로 세력을 넓히는 대선 전략에 동력을 얻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호 무소속 의원의 합류 소식을 전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역 감정을 타파하고 당의 지지 기반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계기”라며 “천군만마를 얻은 듯하다”고 환영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호남에 대한 진정한 노력을 해온 결과”라며 “입당에 감사드리고 환영한다. 앞으로 같이 노력하자”며 반겼다.

이용호 의원은 “정치적 거취를 놓고 오랫동안 숙고했다”며 “좁고 험하지만 옳은 길이라 믿는다. 정권 교체가 민심이라 생각했고, 지역 통합과 세대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에 입당함과 동시에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아 선대위에도 합류하게 된다.

새천년민주당 출신의 이 의원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소속으로 전북 남원·순창·임실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반발해 탈당한 이후 21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이강래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비민주당으로는 유일하게 호남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지난 4월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문제를 미뤄 왔다. 복당 문제가 표류하면서, 이 의원은 윤 후보의 제안을 받은 지난달 15일 복당 신청을 철회하고 숙고에 들어갔다. 그는 당시 “당내 계파정치와 패권 정치로 복당 문제가 표류하고 있다”며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낸 바 있다.

호남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에 패배를 안기며 지역민의 선택을 받은 그의 이력에, 지역 세력 확장을 노리던 국민의힘은 꾸준히 이 의원의 영입을 추진해 왔다. 지난달 15일 윤 후보가 이 의원과 비공개 회동을 가지고 제안을 건넨 이후 국민의힘 인사들은 지속적으로 그에게 합류를 설득했다. 이런 노력 끝에 이 의원이 윤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윤 후보는 정치적 리더십과 호남 지지를 위한 교두보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취재에서 이 의원의 영입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유일한 호남 지역 현역 의원이다. 단지 한 석의 의석 확보가 아니라, 호남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큰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긴급하게 기자회견도 열고 공동선대위원장에 추대하면서 최대한 예우하려 한 것”이라며 “(이 의원을) 영입했다고 당장 표가 오거나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호남 지역을 살피는 당의 노력을 알리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의미를 전했다.

이 의원의 영입으로 국민의힘은 전남 순천을 지역구로 두었던 이정현 전 의원의 탈당 이후 첫 호남 지역구를 얻게 됐다. 이를 계기로 TK 지역에 집중됐던 지지세를 호남 지역까지 확대하려는 국민의힘의 전략에도 날개가 달릴 전망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선대위 구성 당시부터 호남 지역‧진보층을 비롯한 중도 세력 규합에 힘써 왔다. 이를 위해 외부 조직으로 새시대위원회를 구성하고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영입해 위원장 직을 맡기기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당내 갈등으로 잠행하며 지역 순회 행보를 보였을 당시에도 호남을 찾아 여수‧순천 사건 유족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지역 현안을 점검하는 등 신경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용호 의원의 합류를 발판으로, 국민의힘은 지역 구도를 깨고 호남으로 세를 확대하는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호남에서 좀처럼 민심을 얻지 못했던 국민의힘에 이 의원의 영입이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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