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청와대에서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0시57분부터 11시47분까지 50분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을 가졌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16일만입니다.
현직 대통령과 여당 대선후보의 면담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지난 2012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선출된 지 13일 만에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했고, 2002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선출 2일 만에 김대중 대통령을 면담했습니다.
차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명 후보에게 “전쟁을 치렀다”며 경선 과정을 격려했고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돼 여러모로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인 정부로 남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야권 대선후보들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중 한명인 윤석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사람의 만남을 ‘잘못된 만남’이라고 지적하며 “현직 대통령이 여당의 대선 후보를 청와대로 불러서 만난다는데, 이는 명백한 선거개입 행위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물론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과거 관행은 정치 개혁 차원에서 사라져야 할 구태정치다. 이번 만남은 누가 봐도 이재명 후보 선거 캠페인의 일환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이 캠페인의 병풍을 서준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유승민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만남에서 문 대통령은 이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를 덮어주고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의 퇴임 후 신변안전을 보장하는 뒷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 오늘 이후 정권 연장을 위해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원희룡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장동 게이트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시즌2가 될 위험에 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의 만남은 논의조차 되지 말았어야 한다. 서로의 약점을 이용하는 이런 뒷거래는 추악한 법치파괴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2021. 10. 26. 일요서울TV 오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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