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중고서점 외벽에 윤석열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 비방 벽화를 둘러싼 보수·진보 유튜버들 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하루 새 유튜버들 사이 핫플레이스가 됐는데요. 29일 오후 2시경 일요서울TV 취재진이 찾은 현장엔 라이브 방송을 찍으며 유튜버들 간 크고 작은 언쟁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벽화를 가리고 있는 차량엔 불법주정차 경고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차 뒤에선 보수 지지자가 그림을 가리며 피켓 시위 중입니다. 

한 유튜버는 계란을 팔기도 했는데요. 확성기를 들고 “계란 팝니다”를 외치다 휴대폰을 촬영하며 진보 유튜버와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충돌 현장 영상)

서점 이용 고객들과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는데요.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종로경찰서는 오전 8시부터 일정 시간마다 현장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권오 종로경찰서 정보과 경감) 저는 신고 받기 전에 이미 나와 있었어요.

보시면 첨예하게 지금 대립을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서로 간에 이제 폭행 사건이라든가 충돌 방지 차원에서 나오고 있는 거고요.

서로 마찰이 더 커지니까 최대한 좀 단속을 자제하고 경고하고 설득하는 방향으로 지금 하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29일 오후 2시까지 서점 측의 영업방해 신고를 포함해 소음·공연음란·교통·감염병예방법 등 10여 건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한편, 법조계 일각에선 이번 사안이 명백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벽화 속 여자가 김건희 씨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특정인을 지칭하고 관련 의혹을 공개적으로 노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실관계조차 명확히 확인된 바 없는 내용이기 떄문에 명예훼손 여지로 충분하다는 해석입니다.  

(익명 요청 변호사) 고연성이 있느냐의 문제인데, 자기 집 안에서 자기 안방에다 그려놓은 건 상관없겠죠. 그 사람들이 못 보니까

그러면 벽화로 그린 거잖아요. 사람들이 보게끔 그린 거잖아요. 공연성을 측면에서 바라봐야 되는 건데 공연성은 충분히 인정된다고 봐야죠.

서민 단국대 교수는 ‘여성 혐오’가 담긴 문화적 표현이라 지적했습니다. 

(서민 단국대 교수) 후보자 부인이 부인의 과거를 이렇게 누구를 사겼다고 터는 게 우리나라 대통령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것 같고요. 

예전에 ‘여자가 순결을 지켜야 한다’ 이런 잣대로 보는 것인지. 이건 여성 혐오가 맞고, 아주 낡은 여성관의 기대여서 후보자를 흠집 내려고 하는 거고요. 문화를 밑바닥으로 추락시키는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거는 저건 예술이 아니죠. 저거는 정말 비열한 것이고요. 예전에 그 박근혜 대통령 같은 경우는 미술품에다가 그냥 단지 얼굴만 입혔을 뿐인데도 그렇게 욕을 많이 먹었는데. 

일요서울TV는 29일 건물주와 친분이 있는 지승룡 민들레영토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벽화 및 명예훼손과 관련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지승룡 민들레영토 대표) 개인의 자유가 진정한 헌법적 가치다 거기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 시민으로서의 저항을 용감하게 이렇게 표현하신 그게 이제 이분의 뜻이었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말하면 벽화는 우리 민중 예술이잖아요. 민중이 생각하는 것을 가감 없이 이렇게 그려내는 거잖아요. 그것을 통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아는 거고. 

꼭 정치적인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이 통곡의 벽 같은 것을 통해서 보수가 됐든 진보가 됐든 자유롭게 의사를 표시들을 하자. 누구든지 와서 낙서를 할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게 정치적 문제로 자꾸 부각이 되니까.

내일 이분(건물주)은 통곡의 벽이라고 해 가지고 현수막을 단대요. 그래서 “누구든지 지금 벽화는 건드리지 마시고 누구든지 여기에(벽에) 이렇게 그려도 좋다” 그렇게 얘기를 하세요.

보수 유튜버나 보수를 지지하는 그래피티 작업자가 와도 괜찮겠냐는 질문엔 “걱정 없다”고 답했습니다. 명예훼손에 대해서도 “법적 결과를 감당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수·진보 유튜버들의 언쟁이 오간 벽화 장소가 내일은 자유로운 표현 속에 화합하고 소통하는 장소가 될지, 더욱 큰 갈등의 장소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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