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지난 23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기관정기감사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6월 15일부터 7월 17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됐는데 총 9건의 지적사항이 발생했습니다.

감사결과 2019년 기준 약 736억 원의 성과금 과다지급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마디로 직원들이 돈을 더 받아갔다는 것입니다.

코레일은 2019년 직원들에게 총 3362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습니다. 이 금액은 기획재정부가 실시하는 공기업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과 코레일 내부평가급을 합한 금액입니다. 코레일 내부평가급은 자체 평가에 따른 성과급을 말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코레일이 성과급 산정 시 정기상여금과 직무수당·직책수당·위험작업수당 등을 제외한 기본급여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기재부 예산편성 지침을 어겼습니다. 지침과 달리 각종 성과급을 기본급여에 합산한 것입니다.

결국 코레일은 성과급 지급 기준을 정부 지침보다 올렸고 실제 지급해야 하는 액수보다 736억 원 더 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황당한 것은 이러한 잘못된 지침을 코레일과 노조 측이 합의로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미 지급한 성과급을 회수하는 대신 코레일 사장에게 임금 체계 개편 등을 통해 앞으로 성과급을 과다 지급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요구하는데 그쳤습니다.

코레일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1조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지난 4월 정부는 코레일에 13년 만에 1,804억 원 규모의 철도운영자산을 현물출자 하기도 했습니다. 꼼수지원이라는 비판 속에서 증가하는 부채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레일 스스로 경영·구조 등에 대한 체질 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욱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2021. 6. 24 일요서울TV 오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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