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백억 벌어 퇴사하고파"...코인 대박 나서 조기 퇴사자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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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암호화폐로 큰돈을 번 후 퇴사한 후기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당 기업 등은 직원의 퇴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암호화폐와의 연관성에 대해 확인해 주지 않고 있지만 소문은 꼬리를 물고 퍼지고 있다. 

소식을 접한 직장인 사이에서는 심리적 박탈감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부동산에 이어 암호화폐 상승세에도 올라타지 못해 이른바 '벼락거지'가 됐다는 푸념이다.

또 지금이라도 하는 마음에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다. 

 “수십, 수백억 대박” 성공담만 믿다가는 낭패...도박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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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다니던 손모씨가 지난 15일 '퇴사의 글'을 남긴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퇴사 이유를 직접 밝힌 것은 아니지만 그의 주변인을 통해 알려진 사실에 더욱 주목하게 된 것. 

그는 암호화폐에 2억 원을 투자해 400억 원(650억 원이라는 소문도 있다)이 넘는 수익을 거두면서 샐러리맨 생활을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해당 직원이 퇴사한 것은 맞지만 퇴사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신한카드에 다니던 직원이 퇴사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신한카드 홍보팀 사원이었던 한정수 씨는 입사한 지 2년여 만에 투자로 1억 정도를 모았고 최근 퇴사 후 개인 사무실을 차렸다. 퇴사 당시 그는 30억 원을 번 것으로 알려진다.

대기업에 다니는 K씨 주변 동료들 중 암호화폐에 돈을 투자하고 거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을 부르는 용어도 생겼다. 이들을 '파이어족'이라고 부른다.   ‘파이어(FIRE)족’은 영문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앞글자를 딴 말로 경제적 자유를 얻어 회사를 일찌감치 그만두는 이들을 가리킨다. 요즘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직종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실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가상화폐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암호화폐 앱 월 사용자(MAU)는 312만3206명으로 지난해 10월(107만8762명)보다 1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030 비중은 52.7%에서 59%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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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월급 만으론 은퇴는커녕 집 한 채 사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무리해서라도 자금을 끌어모아 암호화폐로 돈을 벌어 파이어족(조기 은퇴자)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목돈을 번 후 퇴사했다는 소식을 접한 직장인 사이에서는 심리적 박탈감을 토로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부동산에 이어 가상화폐 상승세에도 올라타지 못해 이른바 '벼락거지'가 됐다는 거다. 지금이라도 가상화폐에 투자하려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가상화폐 시장은 값이 급등한 뒤 출렁이면서 불안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자산을 나누는 분산 투자가 아니라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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