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기가 인터넷인데 100메가 속도에 불과…KT "오류 사과"
소비자,10기가 인터넷만의 문제 아냐 ...서비스 품질 불만 표출
정부 '고의 저하'인지 실태 점검 나서

(사진-KT)
(사진-KT)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최근 10기가 인터넷 품질 저하 문제로 도마에 오른 KT가 사과문을 통해 “인터넷 장비 증설과 교체 등 작업 중 고객 속도 정보 설정에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KT 이용자들은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인터넷 서비스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KT는 21일 홈페이지에 임직원 일동 명의로 '10기가 인터넷 품질 관련 사과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공지글을 통해 "최근에 발생한 10기가 인터넷 품질 저하로 인해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KT는 "품질 저하의 발생 원인을 파악한 결과, 10기가 인터넷 장비 증설과 교체 등 작업 중 고객 속도 정보 설정에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10기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전체 고객을 조사해 총 24명의 고객 정보에 오류가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즉시 수정 조치를 했다”고 전했다.

KT는 "앞으로 오류를 자동으로 파악하는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보완해 인터넷 이용 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며 "속도 정보 오류가 확인된 고객들에게는 개별 안내를 드려 정해진 기준에 따라 요금을 감면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유명 IT 유튜버 잇섭이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용 중인 KT 10기가 인터넷 서비스의 실제 속도가 100Mbps 수준에 그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소비자들도 논란에 합세해 직접 인터넷 속도를 측정해 그 결과를 공유하는 등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실제 KT 이용자들이 각자 저마다 인터넷 속도를 측정해 커뮤니티에 올린 결과를 보면 상당수가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보다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 속도 저하에 대한 KT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KT의 설명대로, 장비에 고객 데이터가 잘못 입력돼 있었다면 잇섭이 고객센터에 항의 전화를 하고 문제가 해결됐을 때 이미 원인도 함께 파악됐어야 해서다. 당초 잇섭은 KT 고객센터에서 "우리는 계속 10기가 신호를 정상적으로 쏴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정말 KT 설명대로 장비에 고객 프로필이 잘못 입력돼 고객에 100메가 신호를 잘못 쏴주고 있었던 게 원인이라면, 속도 저하가 해결됐을 때 잘못된 고객 데이터도 바로 잡았어야 했다.

KT의 사과문 이후에도 이용자들은 10기가 인터넷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정보기술(IT) 커뮤니티에는 “10기가 인터넷 사용자가 150명대인데 그중에 24명이나 오류가 있는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10기가 상품만의 문제가 아니다. 1기가, 500메가도 똑같다”, “100기가 사용자만 보상 해주고 그 외는 알아서 하라는 소리인듯”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정부도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한 실태점검에 착수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의 고의적인 인터넷 속도 저하 및 이용약관에 따른 보상, 인터넷 설치 시 절차 등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 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현황 및 해외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용약관에 대한 제도개선도 함께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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