凍土에 씨를 뿌려 싹을 틔우는 심정으로…
凍土에 씨를 뿌려 싹을 틔우는 심정으로…
  • 현대일보
  • 승인 2022.05.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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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7주년을 맞으며…
권 오 륜
본보 발행인

 

저희 현대일보가 정론직필(正論直筆) 의 기치를 들고 창간한 지 오늘로 스물일곱 해가 되었습니다.

경기·인천 시민들의 알 권리의 소임을 다 하기 위해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하는 27년의 여정을 뒤돌아보면서 그동안 애독자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감동적인 성원과 격려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보 전달의 수단이 점점 속도를 내고 있는 시대에 신문이 처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독자 여러분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것은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의 제고에 열심히 노력해 왔고 녹슬지 않은 균형 있는 논조의 덕분이라 스스로 위로해 보기도 합니다. 지역사회에서 지역신문은 저널리즘의 무덤이라고 말합니다. 숭고한 저널리즘을 실현하지 못하고 상업주의로 흐르는 순간, 신문은 진정한 독자로부터 외면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신문이 독자가 아닌 주민들의 박수만 먹고살 수는 없습니다, 부끄럽지만 양심보다 주머니 속의 생존에 더 큰 가치를 둘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온전하게 저널리즘을 지켜내지 못한 양심을 무어라 변명을 해야 할지 말문이 막힐 따름입니다,

그러나 우리 현대일보가 반듯이 새겨가야 할 것은 변하지 않을 저널리즘의 원칙입니다,

신문이라는 개념은 보다 많은 정보와 그 속의 진실을 알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킬 저널리즘 본래의 사명에 현대일보는 더욱 성실하게 임할 것입니다,

때마침 새로운 정부의 탄생과 더불어 이틀 후면 풀뿌리 민주주의 잔치인 제8대 지방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선거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누가 더 향상 시킬 수 있는가, 하는 정책과 인물의 선택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명정대한 투표가 반듯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이치가 이러함에도 음해와 비방 선거 등의 혼탁은 수많은 후유증을 낳고 있으며 그것은 갈등과 분열 그리고 적대와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병리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선거를 민주주의 꽃이라고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자랑스런 보도가 있었습니다. 선진국은 우리 스스로가 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 국민소득만으로도 선진국이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선진국다운 국민적 품성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그 기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제 저희 현대일보는 국민통합을 위한 미력의 역할을 다 할 것입니다. 증오와 저주와 편 가르기의 구태가 아니라 화해와 사랑의 사회 분위기로써 일신을 위해 시민 여러분과 대오를 함께 할 것입니다.

성년(成年)에 다다른 현대일보가 오늘, 하얀 눈밭을 함부로 걷지 말라는 서산대사의 선시(禪詩) 답설야(踏雪野)가 문득 떠오릅니다. 엘도라도를 꿈꾸며 오늘을 헤쳐나가는 경기·인천의 공동체를 위해 동토(凍土)에 씨를 뿌려 싹을 틔우는 간절한 심정으로 현대일보는 올곧게 걸어가겠습니다.

창간 27주년을 맞이한 현대일보는 어떠한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공동체적 가치를 지면에 담아 경기·인천 시민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는 현대일보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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