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작소·화성, 가왕 조용필 문화사업 본격 추진
오유미 사무총장 “씨 뿌린다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화성시 봉담읍 한 지하도에 조성된 조용필 타일벽화.
화성시 봉담읍 한 지하도에 조성된 조용필 타일벽화.

대한민국 대중가요를 세계로 퍼지게 한 K-팝 원조 가수 조용필의 고향은 화성시 송산면 쌍정리.

‘조용필 문화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이들이 모여 지난 9월 ‘문화공작소·화성 협동조합’(이사장 한성규/이하 문화공작소·화성)이 창립됐다.

문화공작소·화성을 창립을 준비하며 제시한 ‘조용필 문화사업’은 중장기 계획으로 △조용필 도로명 지정, △조용필 가요제 개최, △조용필 노래비 건립, △조용필 관련 음악관 개관, △K-POP 대중가요 음악관 건립 등이다.

이 가운데 문화공작소·화성 창립 이후 첫 사업으로 조용필 관련 기념 공간인 ‘문화공작소 꿈’이 올해 말 개관할 예정이다. 10여평 규모의 상가를 임대해 리모델링해 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주민들이 뜻을 모아 이루는 첫 사업이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문화공작소·화성 오유미 사무총장
문화공작소·화성 오유미 사무총장

시작 단계인 ‘조용필 문화사업’에 함께 뛰어든 문화공작소·화성 오유미 사무총장을 만났다. 

이 사업을 시작하며 오유미 사무총장은 “씨를 뿌린다는 마음으로 함께 동참해 시작하게 됐다”며 “마중물로 생각하고 먼저 ‘문화공작소 꿈’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공작소 꿈’에 대해 오유미 사무총장은 “조용필에 대한 역사를 기념하자는 취지의 기념관”이라며 “10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해 팬들에게 조용필의 고향에 오면 기념할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오유미 사무총장은 또 화성제일신협 전무로 근무하며 바쁜 일정 가운데 사장시장 방송국 DJ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DJ로 봉사하는 날에는 꼭 조용필 노래를 틀며 방송을 마무리 한다”며 이 사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

문화공작소·화성은 협동조합 설립 이전부터 다각도로 조용필 문화사업에 대한 당위성을 알리며 각계 각층의 인사들과 함께 챌린지도 시작했다.

이들은 챌린지를 통해 “고향 화성시에서 조용필에 대한 문화콘덴츠가 전무한 상태다. 한국조폐공사에서도 3년전 데뷔 50주년 기념주화를 발매하기도 했다”며 “한양대 유성호 교수도 ‘문학으로 읽는 조용필’ 서적을 올해 올해 발간하기도 했는데 대한민국 가왕 조용필 고향 화성시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업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호소했다.

챌린지에는 영화배우 이경영, 송옥주 국회의원, 김홍성 화성시의원, 오진택 도의원, 한국 장애인연맹화성시지회 박용옥 회장, 이종국 송산주민협의체 회장, 홍길선 화성제일신협 이사장, 최병국 전 송산면체육회장, 한진숙 전 서신면 주민자치위원장, 이봉아 전 남양로타리회장, 한규택 국민의힘 경기도당 남부본부장 등 각계 각층의 많은 인사들과 시민들이 동참했다.

그 가운데 박용옥 회장은 “화성시 서부권은 항구와 해양으로 이루어져 먹거리는 풍부한데 볼거리가 부족하다”며 “다행히 조용필 생가터를 화성시가 보존해 왔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 문화 컨텐츠를 만들면 국내외 많은 팬과 관광객들에게 추억거리를 제공하고 천혜의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좋은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철모 시장 역시 “화성시에서도 조용필 사업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답글을 SNS에 남기기도 했다.

가수 조용필 팬클럽 회원이 소장한 LP판 등을 기증받은 오유미 사무총장.
가수 조용필 팬클럽 회원이 소장한 LP판 등을 기증받은 오유미 사무총장.

이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조용필 문화사업’을 한다는 소식을 접한 팬클럽 ‘위대한 탄생’ 회원 등도 조용필 오리지널 LP판 앨범부터 CD, 테이프, 악보집, 화보집, 50주년 주화세트, 포스터 등 귀중한 소장 자료들을 전국 각지에서 기증하며 응원의 물결이 이어졌다.

한성규 이사장은 “조용필 문화사업은 대한민국의 역사가 된다”며 “아무도 가지 않는 어려운 길이지만 누군가는 가야 하기에 이 길을 가고 있다”고 밝혔다.

가수 조용필 팬클럽 회원들이 기증한 앨범들
가수 조용필 팬클럽 회원들이 기증한 앨범들
가수 조용필 팬클럽 회원들이 기증한 앨범들
가수 조용필 팬클럽 회원들이 기증한 앨범들

가수 조용필은 대한민국 가왕(歌王)의 대명사다. 그는 1968년 그룹 멤버로 데뷔해 ‘촛불’, ‘고추잠자리’, ‘모나리자’, ‘킬리만자로의 표범’, ‘여행을 떠나요’, ‘돌아와요 부산항에’, ‘바운스’(Bounce) 등 많은 히트곡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총 19개의 정규앨범을 발표했고 곧 20집 앨범도 발표할 예정이며 끊임없는 음악활동으로 대중들에게 대한민국 음악계의 거장으로 기억하고 있다.

국내 대중가수 최초로 교과서에 그의 음악이 수록되기도 했으며 한국 가수 최초 미국 카네기홀 공연 등 ‘최초’라는 수식어를 항상 달고 다녔다.

가수 조용필은 이미 고향 화성시에서 대규모 콘서트도 열었다. 

2007년 9월 궁평항에서 3만여 명의 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혼의 무대를 선보이며 팬과 시민을 열광케 했다. 또 2년후인 2009년 전곡항 일대에서 열린 국제보트쇼 개막식에서 노 개런티로 개막 축하 콘서트를 펼치기도 했다.

가수 조용필 팬클럽 회원들이 기증한 물건들.
가수 조용필 팬클럽 회원들이 기증한 물건들.

당시 무대에 오른 조용필은 2007년 궁평항 콘서트에서 “화성시 송산면 쌍정리 99번지 조용필입니다”라며 소개했고 “고향에서 이제야 공연을 하게 돼 감개무량 하다”고 말해 큰 환호성을 받았다.

특히 그는 자신을 인기반열에 오르게 한 대표곡인 ‘돌아와요 부산항에’ 곡을 ‘꽃피는~ 제부도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궁평항엔 갈매기만 ... 돌아와요~ 전곡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라고 개사해 불러 고향 화성시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고 한다.
또 그의 히트곡 ‘고향’을 부를 때 ‘외로울 때는 친구가 되어주는 아름다운 우리의 고향’ 대목에서 ‘고향’을 ‘화성’으로 바꿔 부르기도 했다. 

또 고향에서 처음하게 되는 공연에 감사의 뜻으로 거액의 행사장 장비 임대료를 자비로 마련하는 등 고향 화성시에 대한 사랑이 각별 했다고 알려졌다.

조용필은 평소 콘서트를 제외하고는 언론과의 접촉을 삼가해 왔다고 한다. 그런 그가 노 개런티로 무료 초청 콘서트를 한다는 것은 고향인 화성을 사랑하고 아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화성시는 두 번째 조용필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별도로 조용필 생가복원, YPC종합예술연구소 설립 등의 시책 추진에 대한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답보 상태다.

보다 못한 화성시민들이 마중물이 되겠다며 시작한 조용필 문화사업. 비록 지금은 10평의 작은 공간에 시작하지만 대한민국 가요계, 문화예술의 역사로 남는 나비효과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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