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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성명순 시인의 '아팝나무 꽃' 外 2편

이팝나무 꽃

- 성명순 시인

하늘에 우물을 길어 왔을까
하얀 미소 왈칵 쏟아지는
다정한 눈길

늦봄의 한나절
끼니때도 아닌
산책길에서 만나는 소담스러운 고봉밥

싱그러운 가슴을 켜면
넉넉한 몸짓
오월은 참으로 좋아라

별은 밤에만 뜨는 게 아니라
밝은 햇살 아래
길가 가득 쏟아지는 하얀 별의 무리
그 사이로 흐르는 내밀한 생명의 소리

하얀 물결에 눈이 부셔
그대 향해 펼쳐 올린 두 손 위로
쌀밥처럼 빛나는
사랑 한 잎을 떨궈 준다


세 잎 클로버

- 성명순 시인

앙증맞은
푸른 날개
작은 나비

약속한 듯 세 마리씩 머리를 맞대고
푸른 융단처럼 내려앉은 풀밭
하늘로 다시 날아오르지 않고
땅으로만 번지는 무심의 날갯짓
그 겸손한 푸른 말씀에 화답하듯
하늘 가득 맴돌던 양떼구름이
흘려 내리는 바람 소리
정성스레
귀 기울이면
들린다


엄마

- 성명순 시인

오월 느티나무
우듬지 끝을 따라가면
그 푸르름이 끝나는 자리
가없이 펼쳐진 하늘에
엄마의 얼굴이 있다

두 팔을 벌려
아름 안아 보아도
안아지지 않는 이름
엄마

이 땅에서는
더는 부를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당당히 선 느티나무
당신의 이름
엄마



시인의 말
문학은 시대를 기억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잊혀가는 옛 우리말을 기억하는 통로로써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편, 사회를 비추는 거울로, 전하지 못한 시대의 밑그림을 세상에 알렸다. 여러 가지 이유로 문학은 문학이 가진 ‘역할’과 ‘사명’이 있다고, 나는 배워왔다. 그리고 그 역할과 사명을 다하고자 하루 일과를 보내는 틈틈이 시를 써왔다.

"뒤를 돌아보지 마라, 네 삶은 앞에 있다"는 벤허의 한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오직 시를 위해서만 달려왔다. 문학의 꽃인 시를 가꾸고 돌보는 일이 늘 즐겁고 재미있었다. 문인의 왕인 시인이라는 게 늘 자랑스러웠다.

항상 침대 머리맡에 단풍잎처럼 깔고 있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집이 노을 한 조각으로 물들어 내 품속으로 파고든다.

구름, 고독, 당신의 입술이 하는 말, 가을날, 예감, 꿈꾸는 사람 등등 무릎이 꺽일 만큼 시간을 넘어선 또 하나의 마음의 길을 걷는 이 순간이 감사하다.

■ 성명순
시인·아동문학가·시낭송가
육군 시낭송 지도강사
경기대학교 창작 아카데미 수료
수원예술학교장 역임.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인문학콘텐츠 개발위원, 사단법인 국제PEN홍보위원, 한글문인협회 이사.
현) 경기문학포럼대표, 에이스케미컬 사회공헌팀 상임이사, 수원예총 자문위원.
황금찬 문학상 수상, 제9회 한국농촌문학상 수상. 수원예술인상.
시집 '시간 여행', '나무의 소리', '하얀 비밀' 출간.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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