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폭주로 업무 마비도
방충망 관리 철저히 하고
실내 청결 상태 유지해야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에 하루살이와 혹파리 떼가 출몰하면서 아파트 입주민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서울 성동구, 송파구 일대에 하루살이 떼 수만 마리가 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루살이는 빛이 나오는 쪽으로 몰려드는 습성이 있어 아파트 유리창 등에 빼곡하게 붙어있기도 한다. 

서울 성동구 모 아파트 관리직원 A씨는 “입주민들이 아파트 현관 유리에 붙어있는 하루살이를 제거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할 때마다 약을 뿌리거나 빗자루로 쓸어 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되는 동양하루살이는 2급수 이상 하천 등에서 서식하는 곤충이다. 주로 5~6월 사이 출몰한다. 하루살이는 입이 퇴화해서 물지 못해 질병을 옮기지 않는다. 하지만 몸길이 3㎝, 날개를 다 펴면 5㎝ 정도인 데다 대규모로 출몰하기 때문에 혐오감을 줄 수 있다. 수명이 4~5일에 불과하지만 사체가 쌓이면 악취를 풍기기도 한다. 

인천의 B 신축 아파트에서는 혹파리 떼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올해 2월 말 입주를 시작한 B아파트에는 혹파리 관련 하자 보수를 신청한 세대가 수백 세대에 이른다. 지난달부터 창문틀, 화장대, 붙박이장 등에서 혹파리 및 그 알과 사체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B아파트 입주민 C씨는 “혹파리로 인해 어른, 아이 모두 고통받고 있다”며 “치우고 치워도 끝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날이 따뜻해지면서 혹파리가 대량으로 출몰해 관리사무소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며 “시공사 측이 입주민들의 AS 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혹파리는 식물 표면에 혹을 유발하는 파리목 곤충이다. 크기가 약 2~3㎜이며 검은색을 띤다. 붙박이장 등 가구 자재에 알이나 유충 상태로 서식하다가 성충이 되면 가구 사이 틈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주로 4∼6월에 활동하는 혹파리도 사람에게 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가려움을 유발할 수 있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준다. 

전문가들은 곤충들의 출현 원인으로 기후변화와 기온상승을 지목했다. 평년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곤충의 부화와 생장을 도왔다는 것. 하루살이의 경우 방역을 통해 퇴치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하루살이 출현 지역인 한강유역은 상수원보호구역이라 살충제를 이용한 방역이 어렵기 때문이다. 

신이현 (사)한국방역협회 연구소장은 “하루살이는 살충제로도 쉽게 죽지 않고, 살충제를 많이 살포하면 사람에게 유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6월이 지나면 개체 수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며 “야간에 조명의 밝기를 최소화하고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방충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집 안에서 번식하는 혹파리에 대해 신 소장은 “일반 약품으로 퇴치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알이나 구더기 형태로 서식하는 장소를 찾아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혹파리는 습하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므로 실내를 청결·건조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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