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민주주의-노정태 <불량정치>
화순투데이 | 입력 : 2021/07/31 [11:46]
이한우님의 서평입니다.
책은 흔들리는 민주주의에서 시작한다. 특히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 진단에서 시작해 곧장 ‘386은 민주화 세대’는 허구임을 밝혀낸다.
단순한 비판을 넘어 ‘민주화 세대’라는 말이 김영삼 전대통령이 이들을 영입하면서 ‘브랜드 명’으로 썼다는 역사적 사실을 지적하는데 정확히 사실이다.
이런 다분한 픽션적 역사해석에 하나둘 편승하더니 어느새 조국이라는 괴물이 만들어졌다. 자신들만이 이 세상의 주인임을 선포하고 칼자루를 휘둘러댄 것이다.
이어 작가의 칼은 이준석으로 향한다. 약자와 패자 소외된 이에 대한 공감과 애정이 사라진 능력주의의 화신. 여기서 그는 마이클 샌델과 입장을 같이 한다. 이 점은 사실 논쟁이 격화될 지점이면서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은 난제이기도 하다.
더불어 그는 여성 혐오에 대해 정면으로 논박하다. 이 또한 이준석을 피해갈 수 없다.
사실 이런 문제는 우리 세대(586세대)로서는 조금은 낯설고 감각이 떨어지는 사안이다. 이 책을 읽으며 ‘아 나도 이제 기성세대 중에서도 올드한 그룹에 속하는구나’라는 자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어 노작가는 본격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문제점, 즉 거짓말, 팬덤과 부족주의, 엉터리 경계 등을 소득주도성장론과 가덕도 신공항 그리고 아파트 문제를 끌어들여 조목조목 파헤치는데 그 솜씨가 프로급이다.
당연히 탈원전 문제와 K방역도 비판의 칼날을 피하지 못한다.
놀라운 것은 동서고금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시선의 유연함과 예리함이다. 끊임없이 해외 자료를 읽어내는 그의 독서력이 아니고서는 이런 시야를 갖기 어려울 것이다.
우량도서에 불량서평을 쓴 것은 아닌지 조심스러우면서도 우리 아들 세대의 생각과 세계관 속으로 편안하게 초대해준 노정태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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