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부스터 샷 (3차 접종)/출처=연합뉴스
백신접종 부스터 샷 (3차 접종)/출처=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백신 자문위원회(VRBPAC)는 6개월 전 또는 그전에 백신 접종을 받은 모든 사람에게 코로나19 추가 접종 '부스터 샷'을 승인하는 권고안에 반대했다.

CNN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FDA 백신·생물학적 제제 자문위원회(Vaccines and Related Biological Products Advisory Committee: VRBPAC) 위원들은 접종 완료 6개월이 지난 65세 이상이나 중증 고위험군에 대해서만 화이자 백신 추가접종의 ‘긴급 사용 승인’에 동의했다. 또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높은 직종의 의료 종사자, 응급 대원 등도 추가접종 할 것을 명시했다.

이와 더불어 자문위원회(VRBPAC)는 16세 이상 모두에게 추가접종하는 방안에 대해선 반대 16표, 찬성 2표로 반대가 많았다. 자문위원회 권고 자체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FDA는 전통적으로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왔다. 최종 결정은 다음 주 초로 예상된다.

자문위원회는 자신들이 왜 백신 추가접종을 모든이에게 적용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 5가지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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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문위원회 “백신 추가 접종하기에 너무 이르다”고 생각

자문위원회의 일원인 필라델피아 어린이 병원의 소아과 교수인 폴 오피트(Paul Offit) 박사는 “코로나19 백신의 명시된 목표는 심각한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데이터는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이번 백신이 정확히 그러한 역활을 수행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제조사인 화이자는 자사 백신이 미국에서 심각한 질병, 입원 및 사망을 예방하고 있으며 그 효과는 90% 이상이지만 이러한 면역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FDA 백신·생물학적 제제 자문위원회의 많은 회원들은 아직 백신을 (추가접종을 위해) 대규모로 재구매하는 데 이르다고 동의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에게 추가 접종을 정당화할 충분한 증거가 아직은 부족

UCSD(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의  임상 소아과 교수인 마크 소우얼(Mark Sawyer) 박사는 “특히 고령자 및 기타 고위험의 조건을 가진 사람들에게 추가 접종이 필요하지만 안전한 데이터가 희박하다는 점에서 동료들이 불안감을 공유한다” 며 “질병관리센터 CDC가 추가 접종을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시행하기를 희망한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미국 NIH 산하 기관인 국립 변환 과학 센터(National Center for Advancing Translational Sciences, NCATS)의 전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쿠릴라(Michael Kurilla) 박사는 “화이자가 노인에 대한 데이터를 젊은 인구의 자료에 기초해 너무 많이 추정하지 않았나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마이클 박사는 “우리가 현재 검토하고 있는 데이터가 모든 일반인에 적용가능한지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자문위원회 “화이자 자료 부족..더 많은 데이터로 잘못된 결론을 찾을 기회 원해”

FDA의 백신 연구 및 검토 부서의 부국장인 필립 크라우제(Philip Krause) 박사는 화이자가 전문가들이 검토하지 않은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라우제 박사는 "이 문제 중 하나는 오늘 발표되어 논의된 많은 데이터가 동료 심사위원의 검토를 거치지 않았으며 FDA의 심사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FDA 백신 관계자인 마리온 그루버(Marion Gruber) 위원과 함께 서명한 후 이번 주 초 영국 의학저널 랜셋에 출판된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추가 접종을 제공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주장했다.

마이클 쿠릴라 박사는 “화이자의 연구가 세포 면역 반응의 다른 중요한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백신접종 후) 항체 측정에 관한 데이터만 크게 의존했다”고 지적했다.

스탠포드대학 의료 센터의 소아과 교수인 헤이레이 간즈(Hayley Ganz) 박사 "우리는 (화이자가) 제공된 백신 용량에 대한 강력한 데이터를 포함해 추가 접종에 필요한 데이터가 부족한다“고 말했다.

◆ 16-29세의 젊은 나이일수록 (접종 후) 심근염의 위험이 더 크다는 사실에 걱정

폴 오피트 박사는 "이번 검토를 통해 16세 이상의 (모든) 사람들을 위한 3번째 추가 백신 접종을 승인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며 “나이가 많은 사람과 비교할 때 젊은 사람을 위한 3차 접종이 가치가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추가 접종의) 혜택보다는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라며 “그리고 16-29세의 젊은 나이일수록 (접종 후) 심근염의 위험이 더 크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FDA의 도란 핑크(Doran Fink) 박사는 회의에서 “아직 추가 접종 후 심근염이나 심낭염의 위험이 어느 정도고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기에 충분한 데이터가 없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젊은 성인과 10대, 특히 남성은 화이자와 같은 mRNA 백신을 접종한 후 희귀 사례인 심장의 염증이 생기는 심근염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있으며 그때마다 즉각적인 치료로 신속하게 해결하고 있다.

핑크 박사는 “그러나 이러한 심근염의 위험에 대한 세부 사항은 추가 접종이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될 때까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며 “백신 제조업체인 화이자와 이러한 조사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현재 2차 접종으로 충분..더 많은 사람의 백신 접종이 더 중요

더프츠대학의 의대 소아과 교수인 코디 메이스넌(Cody Meissner) 박사는 “추가 접종이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을 통제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이스넌 박사는 “자문위원회가 변함없이 주장하는 주요 메시지는 모든 사람이 2회 접종을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며 “이에 추가 접종이 팬데믹의 유행 패턴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예방접종 서비스부서의 멜린다 와튼(Melinda Wharton) 국장은 “추가 접종이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조치는 아마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