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김재형 기자] “제주시를 시작으로 LNG보급이 본격화되면 LPG판매업계는 물론 충전업계 모두 공멸할 수 있는 위기감이 느껴집니다. 제주도청의 정책을 보면 LPG사업자는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입니다. LPG판매사업자와 충전사업자가 힘을 모아 적극 대응하는 게 필요합니다.”

제주도가스판매업협동조합 전윤남 신임 이사장(51)은 제주도청의 편향된 LNG보급정책에 맞서기 위해 LPG사업자 주축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에 LPG판매사업자가 한동안 탈퇴해 있다 보니 공동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 3월 제주조합 정기총회에서 회원들로부터 추대된 전윤남 이사장은 곧이어 LNG저지 비생대책위원장도 맡았다. LPG사업자끼리 시장 쟁탈전은 중단하고 공동의 적이 된 LNG에 맞서는 게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현재 제주 LPG시장은 유통사업자 간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유통시스템을 갖춰 미래를 대비해야 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LNG가 도입되면 충전사업자 5곳 중 2곳 이상은 정말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 여파는 제주가스판매조합 회원에게 고스란히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지자체가 LPG사업자에게 공동화사업장 지원, 판매업소 폐업보상, 소형LPG저장탱크 설치비 보상 등을 해줘야 합니다.”

전윤남 이사장은 제주도 내 LPG사업자들이 소형저장탱크를 비롯해 각종 가스시설을 설비하는 데 수백억 원의 투자금이 들어간 점을 강조했다. 만약 지자체의 일방적인 LNG지원으로 본인들이 재산상 피해를 입을 경우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도시가스가 보급되는 과정에서 소외받는 조합원이 생기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LPG시장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조합은 제주시 중앙로의 새 건물로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협력업체와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가스잔량 발신기 업체인 파이어독스, 한국아이티오 등과 업무 제휴를 맺고 사무실 한 공간 내주었습니다. 제주시장은 소형저장탱크가 워낙 많이 설치돼 있어서 효율적인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IT 기기가 도입되면서 비용절감은 물론 안전관리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큽니다. 파이어독스는 발신기에 대한 AS가 확실하고 벌크사업자 입장에서 필요한 메뉴를 빠르게 개발해 주기에 오랜 시간 함께하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했죠.”

최저임금은 오르지만 근로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가스잔량발신기와 원격 계량기 검침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전윤남 이사장은 지금도 가스배달을 직접할 만큼 ‘LPG’라는 연료에 애착이 크다. LPG시설만 멀리서 바라봐도 가슴이 뛴다는 그는 어디를 가든지 가스배관과 용기를 살피며 개선책을 고민한다.

“조합 이사장으로서 회원 모두에게 만족을 주고 싶지만 동전의 양면이 있듯이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점이 고민입니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한쪽에서는 양보를 해야 하는데 이를 조율하는 게 참으로 까다롭습니다. 평소 화끈한 성격이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조금 목소리를 낮춰서 회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조합원들이 무언가 변화를 원했기에 저를 지지해 준만큼 임기 4년간 열심히 일해 성과를 거두도록 하겠습니다.”

전윤남 이사장은 24살에 가스업을 시작해 청춘을 다 바쳤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시련도 있었지만 LPG판매업을 한 게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앞서가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영위한 그는 선진화된 LPG시스템 접목에 항상 힘써왔다. 그러나 몇 해 전 갑작스럽게 열정이 식어 해외로 이민을 고민했다. 다행히 아들이 가업을 잇게 되면서 책임감이 생기고 다시 한번 힘이 솟구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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