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라이프] 이런 맛남|쌀누룩, 이인자 명인×김봉수 셰프

면역력의 시대, 발효의 가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체내 면역세포는 70%가 장에 살고 있다. 그래서 장이 중요하다.

장을 튼튼하게 하는 식품 중 으뜸은 발효 식품. 유익균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원재료의 풍미와 감칠맛을 향상시킨다. 그 ‘발효 마법’의 중심에는 누룩이 있다.

 

 

그중 특유의 단맛이 인상적인 ‘쌀누룩’을 한식에 접목해 천연 발효 조미료를 만드는 비범한 전문가가 있다. 바로 울산 ‘이인자소금누룩익는마을’의 이인자 명인이다.

 

그의 쌀누룩 조미료를 들고 최근 샐러드 전문점 <그린뉴밀>을 오픈한 김봉수 셰프를 찾았다. 평소 쌀누룩을 다양하게 요리에 활용해온 그가 새로 선보인 요리는 과연 무엇일까? 쌀누룩의 명인과 발효 요리에 일가견 있는 요리사가 ‘맛있는 만남’을 가졌다.

 

Artisan's Story

발효라는 마법의 씨앗, 쌀누룩

 

각종 곡물에 균을 번식시켜 만든 누룩은 발효라는 마법을 일으키는 씨앗이다. 마치 마법의 지팡이처럼 식재료의 세포들을 분해하면서 본연의 맛에 달큰하면서도 짭조름하고 그윽한 풍미를 골고루 덧입힌다. 이렇게 만들어진 묘한 맛을 우리는 ‘감칠맛’이라 부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발효 식품이 발달한 동북아시아 문화권에서 누룩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식재료다. 누룩은 삼국 시대에 술 빚는 방법과 함께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본의 가장 오래된 역사책 「고사기」에 ‘백제에서 건너온 명인에게 술 빚는 법을 배웠다’고 적힌 기록이 그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이후 온도와 습도 등 자연환경에 따라 두 나라의 누룩은 조금씩 변형되어왔다. 우리 전통 누룩은 각종 곡물을 떡처럼 뭉친 ‘병국餠麴’ 형태가 대부분인 반면, 습도가 높은 일본은 누룩을 두껍게 빚으면 쉽게 썩기 때문에 쌀을 찐 뒤 흩트려 균을 입히는 ‘산국散麴’ 형태로 발전했다.

 

또한 자연 속 각종 미생물로 누룩을 띄우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우수한 균들을 마치 가축 농장처럼 오랜 역사 속에서 키우고 보존해왔다.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우리 전통 방식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개성적인 맛을 내는 반면 결과물이 다소 안정적이지 않고, 일본의 방식은 결과물이 우수하고 안정적이나 발효 특유의 개성은 한국 누룩에 비해 다소 단조롭다는 평이 있다.

 

 

한국에서 누룩은 대부분 양조용으로 사용되어왔지만 최근에는 요리의 맛을 건강하게 끌어올리는 천연 발효제로도 각광받고 있다.

특히 쌀누룩은 갖가지 이로운 효소를 품고 있어 발효 효율이 뛰어나고, 쌀 특유의 단맛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울산에 위치한 ‘이인자소금누룩익는마을’의 이인자 명인은 일본에서 배워온 쌀누룩 발효 기술을 한식에 접목해 우리 입맛에 맞는 발효 조미료와 레시피를 개발하는 ‘쌀누룩 발효 전문가’다.

 

25년간 대학에서 일본어 강의를 하던 그는 뒤늦게 요리연구가의 꿈을 안고 국내에서 식품영양학 석사 과정을 밟으며 한식에 대해 공부한 뒤, 56세의 나이에 ‘매크로바이오틱’을 배우러 일본으로 건너갔다.

 

교육을 수료한 후엔 초청을 받아 매달 한 번씩 구마모토현 미사토조 마을에서 한국 발효음식에 대한 강의를 했다. 한국의 된장, 고추장, 김치를 그곳의 농산품에 접목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급기야 강의에 감동한 수강생이 일본의 쌀누룩을 가르쳐주겠다며 지역의 발효 명장을 연결해주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그녀와 쌀누룩의 인연이 시작됐다.

 

 

쌀누룩으로 만든 발효 조미료와 음료는 염도를 효과적으로 낮추면서도 감칠맛은 살려주는 건강식이다.

하지만 일본식 쌀누룩 제품은 우리 입맛엔 너무 달고, 우리 쌀의 수분 양과 당도에 맞춰 누룩을 만들려면 새로운 연구가 필요했다. 한국에 돌아온 그녀는 국내산 쌀을 누룩으로 만들기 위한 최적의 발효 조건을 찾는 연구에 매달렸다.

 

그렇게 2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쌀누룩 생산에 성공, 한국인의 입맛에 맞고, 한식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발효 식품들을 2015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특히 쌀누룩 발효 된장은 기존 재래식 된장보다 염도를 3분의 1이나 낮추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나고, 사계절 언제나 담글 수 있는 신개념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 인기에 힘입어 그녀는 지난해 ㈔한국문화예술명인회로부터 ‘쌀누룩 발효 조미료 및 발효장’ 부문 한국 명인으로 선정됐다.

 

쌀누룩 발효 식품들은 염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감칠맛까지 더한 꿈의 조미료입니다. 인공 화학조미료 없이도 모든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주지요.  -이인자 쌀누룩 발효 명인

 

Chef’s Story

샐러드, 누룩 과 만나다

 

우드 파이어 레스토랑 <도마>와 해산물 캐주얼 다이닝 <마린>의 메뉴를 총괄하는 김봉수 셰프는 최근 같은 건물 1층에 샐러드 전문점 <그린뉴밀>을 오픈했다.

이전에도 쌀누룩을 요리에 다양하게 활용해온 김 셰프는 ‘연어 아보카도 찹샐러드’에 사용할 연어를 재울 때 직접 만든 소금누룩을 사용했다.

이번엔 명인의 소금누룩에 오렌지, 레몬 껍질을 넣어 간편하게 재우면서 연어에 상큼함과 부드러움을 더했다.

 

 

또 하나의 스페셜 메뉴 ‘섬머 가든’에는 명인의 조미료들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리코타 치즈에는 소금누룩의 짭짤함을 더하고, 저염된장은 버섯과 소고기를 섞어 디핑 소스처럼 만들었으며, 완두콩 퓌레엔 청양고추누룩을 섞어 매콤함을 더했다. 누룩의 감칠맛을 입은 채소들이 접시에 화려하게 피었다.

 

한국적인 감칠맛이 진한 누룩저염된장과 김치 같은 뉘앙스의 청양고추누룩이 인상적이었어요. 청양고추누룩에 완두콩을 넣어 '녹색 고추장 퓌레'를 만들어보았죠.  -김봉수 <그린뉴밀> 총괄 셰프

 

  • 연어 아보카도 찹샐러드(Salmon and Avocado Chopped Salad)

 

먹기 좋게 썬 로메인, 시금치, 적상추 위에 소금누룩에 재운 연어, 아보카도 등을 올리고, 발사믹, 마요네즈, 파르메산 치즈 가루를 섞은 시저 드레싱을 뿌렸다. 신동진 쌀, 와일드 라이스, 보리가 들어 있어 한데 비벼 먹으면 포만감과 함께 신선하면서도 부드러운 연어의 육질과 환상적인 아보카도의 조화를 미각으로 만끽할 수 있다.

 

  • 섬머 가든(Summer Garden)

 

여름 채소 가득한 싱그러운 정원을 표현한 샐러드. 소금누룩 특유의 짭조름함을 더한 리코타 치즈 위에 와일드 라이스 등을 갈아 만든 고소한 식용 흙을 뿌리고, 주키니, 미니 당근, 튀긴 브로콜리, 선드라이드 토마토, 각종 식용 꽃을 섬세하게 꽂았다.

청양고추누룩 완두콩 퓌레, 저염된장 디핑 소스 등을 더해 함께 먹으면 복합적인 맛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다.

 

 

※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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