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손보, 특별한 마케팅 없이 빠르게 확대…20~30대 공략 유효
하나손보 TM대신 디지털에 방점…핀테크 중심 후발주자도 관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올초 캐롯손해보험을 시작으로 디지털 손해보험 시장이 활짝 열린 가운데 더케이손해보험이 하나손해보험으로 개명하고 디지털에 본격 진출한다. 여기에 카카오가 직접 보험사 설립을 서두루고 있어 하반기에는 디지털 손보사들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더욱이 포화된 기존 보험시장이 빠르게 디지털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디지털 손보사들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카카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9월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해 테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하고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27일 오후 금융위를 찾아 디지털 손보사 설립 철회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사업전략 수립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원칙과 방식, 세부안에 대한 시각 차이가 발생해 이를 좁히기 힘든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 측은 “양 사 모두 신설법인이 출시하는 생활밀착형 보험이 기존 상품과 차별화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이 담보돼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공감했다”면서도 “온라인 자동자보험 론칭 등을 놓고 사업방향, 수익성 검증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입장을 보였다”고 불발 이유를 설명했다.

◇ 카카오-삼성화재 합작 무산 불구 직접 진출로 선회

이에 대해 업계는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쟁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온라인 자동차보험 출시를 주장한 반면 삼성화재 측은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으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설법인이 중복상품을 내놓는 것을 묵과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합작법인 설립이 무산됐지만 카카오는 자체적으로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 측은 디지털 손보사 주주를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만으로 구성해 예비인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이처럼 합작 무산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가 보험업에 직접 뛰어들기로 하면서 디지털 손보시장 역시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선 올초 출범함 캐롯손보가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면서 청신호를 켰다. 캐롯손보는 한화손해보험을 주축으로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이 합작해 만든 회사다. 이들은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전에 없던 상품으로 시장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고 있다.

이에 캐롯손보는 매달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 스위치를 켜고 끄듯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는 ‘스마트온(ON) 보험’을 출시했다. 또 11번가와 협업해 반품보험을 출시했다.

특히 캐롯손보는 출범하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1분기 영업수익 24억 원, 순손실 54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캐롯손보가 영업을 개시한 지 두달 만인 것 치고는 선방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더케이손보도 오는 6월 1일 하나손보로 새출발하며 디지털보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월 20일 이사회에서 더케이손보 인수 및 자회사 편입을 결의했고 2월 14일 한국교직원공제회와 주식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더케이손보 자회사 편입을 승인하면서 절차를 마무리 했다. 하나금융은 더케이손보를 6월 1일자로 하나손보로 새출발시킨다.

이와 함께 권태균 전 하나캐피탈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더케이손보는 2003년 한국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해 설립한 보험사로 교직원 대상 자동차보험 전문 보험사로 출범해 2014년 종합손보사로 승격했다.

하지만 더케이손보 수입보험료 중 자동차보험 비중이 61%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자동차보험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캐롯이어 하나손보, 대면 영업 대신 디지털 승부수 띄워

이에 대해 하나금융은 하나손보를 디지털 손보사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기존 손보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른 반면 온라인 보험 시장은 기술 발전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디지털 손보사는 대면 채널이 없기에 설계사 수수료 등 비용 부담도 덜 수 있다.

물론 아직 압도적으로 높은 TM채널 비중을 해결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또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의 경우 온라인 채널을 통한 공략이 어렵다는 점도 풀어야할 숙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디지털 손보에 대해 여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캐롯손보의 상품 가입자들이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은 반길만한 소식이다.

더욱이 업계는 디지털 손보사가 생활밀착형 상품으로 틈새 시장을 파고들어 기존 손보사와 차별화를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도 미래 고객확보 차원에서 간과하기 힘든 부분이다.

이에 향후 디지털보험사 진출을 두고 기존 손보사들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이미 지난해 카카오페이가 인슈어테크 기반 법인보험대리점(GA) 인바이유의 지분을 인수해 보험업계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간편보험’ 서비스를 오픈하고 해외여행·운동·유학생·반려동물 등 생활에서의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기존 보험사가 아닌 핀테크를 중심으로 보험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는 지난해 GA를 설립해 보험 판매에 뛰어들었고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도 2018년 말 GA를 설립해 TM과 인터넷·모바일 채널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