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용산구 방역 관계자들이 LS타워 방역 작업을 마친 뒤 장비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
25일 용산구 방역 관계자들이 LS타워 방역 작업을 마친 뒤 장비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

[최용선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코로나19 사태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경영 및 생산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앞서 중국산 주요 부품 수급문제로 홍역을 치룬 국내 기업들이 이제는 직원들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감염 접촉자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설이 폐쇄되는 등 비상에 걸린 것. 이에 따른 '셧다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비상경계 강도를 일제히 높이고 있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주요 부품에 이어 국산에서도 공급 문제가 발생,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 울산 4공장 포터 생산라인은 차체보디에 들어가는 C프레임과 철판 데크 등을 납품해온 1차 협력사인 서진산업 휴업 영향으로 이날 운영을 중단했다.

앞서 서진산업은 2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해당 직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공장을 임시폐쇄한 이후 부품 조달이 불가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4공장에 이어 이번 주 울산1공장과 2공장 라인운영 계획 부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나머지 공장은 25일 정상가동 중이며, 일단 포터 생산라인은 26일부터 다시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이래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초기 중국산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 부족으로 임시휴업을 단행한 이후 국산 부품에서도 수급 불균형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사들이 포진한 대구·경북에서 코로나가 급속히 퍼졌고, 이제는 현대차 공장이 있는 울산에서도 확진자가 4명으로 늘었다.

이에 자동차 업체들은 방역을 강화하고 마스크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경계 수위를 높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들의 사무실 폐쇄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용산구 LS타워 16층에 입주한 LS그룹 계열사 직원에 최종 확진 판정이 나면서 회사는 지난 24일 오후부터 25일까지 건물 전체를 폐쇄했다. 16층은 2주간, 14∼21층은 내달 1일까지 폐쇄한다. 이 건물에서 근무하는 LS그룹 임직원 4000여 명과 삼일회계법인 인력 300여 명에는 재택근무 지침이 내려졌다.

LS그룹 관계자는 "확진 판정에 따라 기존 26일까지로 예정됐던 계열사 직원 재택근무 기간을 주말까지로 연장한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도 외주 협력사 직원의 LS타워 출입이 확인되면서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서울 중구 한화빌딩 21∼25층에서 근무하는 본사 임직원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협력사 직원 검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객실 승무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날 오후부터 인천승무원브리핑실(IOC)을 폐쇄했다. IOC는 인천국제공항 인근 별도 건물에 있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내 협력사 위츠(WIZ) 직원도 25일 1차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직원이 근무하던 건물이 폐쇄됐다. 해당 건물 전체 방역이 실시됐고 확진자가 근무한 층은 3일간 폐쇄하기로 했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내 다른 건물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이처럼 직원들도 확진자로 판정받는 사례가 속출하자 재택근무를 적용하는 대기업들이 늘고 있다.

LG그룹은 이날 안전 조치 강화를 발표하며 임산부 직원에게는 기간을 특정하지 않고 필요한 기간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특히 유치원과 어린이집 휴원, 초등학교 개학 연기 등에 따라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돌봐야 하는 직원들도 재택근무 대상에 포함했다.

SK그룹도 이날부터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1∼2주간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재택근무 대상은 필수인원을 제외한 전 구성원으로 해당 기간 업무에 차질이 없는 선에서 시행된다. 참여 계열사는 SK㈜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네트웍스, SK실트론 등이다. 재택근무 적용이 어려운 SK하이닉스는 임신부 직원 300여명에게 다음 달 8일까지 2주간 특별휴가를 부여했다.

현대오일뱅크도 근무 시간 유연화, 임산부 직원 재택근무, 육아 중인 직원 휴가 사용 독려 등 코로나19 대응 제도를 운영한다.

앞서 삼성은 24일 전 계열사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임직원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해 오는 1일까지 출근하지 않도록 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항공업계는 '일시 휴업'도 거론된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했으며 에어서울은 한 달간 전 노선 운항을 중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만 해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그 여파가 미쳤다면 최근에는 국내 산업계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한 국내 공급망은 물론 생산시설까지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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