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의 퓨처푸드 랩소디]① 미래 식품의 새로운 경쟁력 '푸드 업사이클링'
[김미정의 퓨처푸드 랩소디]① 미래 식품의 새로운 경쟁력 '푸드 업사이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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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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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업사이클링, 식품업계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
美, 푸드 업사이클 식품 인증제 도입...CJ제일제당 푸드 업사이클링 브랜드 출시하기도
국내 푸드 업사이클링 발전 위해 제도 지원 시급...기업도 소비자 니즈 적극 반영해야
김미정 창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가치소비’, ‘지속 가능성 같은 용어가 이제는 제법 소비자에게 익숙해지고 있다. 이러한 용어가 전 세계적으로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지만 내포된 뜻을 살펴보면 우리가 오래전부터 고민하고 연구했던 내용이 좀 더 세련된 용어로 재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식품 분야에선 오래전부터 식품 부산물을 이용한 연구가 꾸준히 발표됐고 비건에서 시작된 대체 단백질에 관한 연구도 수십 년 전부터 이뤄지고 있었다. 보고된 연구 내용을 보면 지속 가능성’, ‘탄소중립과 목적한 바가 다르지 않다. 단지 이러한 연구 결과가 소비자 니즈에 맞춰 상품화되면서 관련 가공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지칭하는 용어처럼 느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최근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전 세계인이 같은 고통, 고민, 소망을 공유하는 경험을 했다. 아마도 가치소비’, ‘지속가능성’, ‘탄소중립등은 다시는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트리고 싶지 않은 심리에서 더 강조되는 듯싶다.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의 예를 들자면 지구가 직면한 다양한 환경 변화 그 중 기후 위기, 식량 위기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곡물가격이 1990년 이후 사상 최고치로 올라 많은 개발도상국이 식량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국내외 식품산업계에서는 식재료 순환이 필수 과제가 되었고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업사이클(upcycling)'이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부산물이나 폐기물, 상품가치가 낮은 자원 등에 새로운 기술을 투입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다양한 업사이클 식품이 출시되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식품 기업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미국 업사이클 푸드 연합회의 노력으로 업사이클링 푸드 인증 마크가 생겼으며 2021년 이후 업사이클 식품 인증제가 도입되었다. 올해 2월부터는 미국 USDA 식품안전 검사국(FSIS : Food Safety and Inspection Service)에서 규제 대상 포장에 인증 마크를 표시할 수 있도록 예비 승인을 받은 상태다. 현재까지는 식음료 32개, 케어푸드 2개, 가정용품 1개, 펫푸드 5개 등 총 40개 회사가 업사이클 식품 인증을 받아 제품에 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포장지의 업사이클을 시작으로 최근에 푸드 스타트업 '리하베스트(RE:harvest)'라는 기업에서 맥주 부산물을 이용한 대체식품들을 상품화하면서 국내 식품회사들도 업사이클링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푸드 업사이클링 브랜드 '익사이클'이 출시한 '익사이클 바삭칩'
CJ제일제당의 푸드 업사이클링 브랜드 '익사이클'이 출시한 '익사이클 바삭칩'

우리나라 대표 식품 기업인 CJ제일제당은 가공 후 발생하는 부산물인 조각 쌀과 콩비지를 이용해 고단백 영양 스낵인 익사이클을 제조, 크라우 펀딩을 통해 소비자에게 소개한 바 있다. 아마도 익사이클스낵으로 가공 후 발생하는 부산물 폐기량이 줄어들 것이고 추가 제품 개발로 새로운 이윤 창출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이는 진정한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 구조다.

아직은 국내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이 많지 않지만 미래 식품으로써 새로운 경쟁력 있는 분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기술했지만 식품 부산물에 대한 학계의 연구는 꽤 오래전부터 수행돼 왔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이 상업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국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관련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식품 부산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제조과정 중 식품안전성 기준이나 초기 기술개발 투자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요즘 소비자는 자신이 지구의 환경을 지키고 있다는 이미지, 즉 가치 소비도 중요하지만 건강과 맛에 대한 요구도 높다.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은 저가치 농작물이나 부산물의 고부가 제품 전환과 함께 소비자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상품성을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김미정 창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mjkim@changwon.ac.kr

[필자 소개] 김미정 교수는 미국 조지아주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에모리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한 후 귀국했다. 한국식품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국립 창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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