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부 피해자에게 사과 권고하자 주한 벨기에 대사관 폭행사건 유감 표명

 

주한 벨기에 대사가 부인의 옷집 폭행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에 사과했다. 피터 레스쿠이에(60) 대사 부인 쑤에치우 시앙(63)은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옷가게에서 직원의 뺨을 때렸다. 외교관 가족으로 면책특권을 가진 대사 부인은 폭행사건이 알려지자 뇌경색을 이유로 병원에 입원한 채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주한 벨기에 대사관은 22일 “대사가 지난 4월 9일 벌어진 그의 부인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부인을 대신하여 피해자에게 사과 드린다”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이틀 전인 20일 주한 벨기에 대사관 패트릭 엥글베르트 공관 차석을 불러 수사에 협조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13일 만에 레스쿠이에 대사가 사과했지만 외교 갈등을 우려한 대응이지 진정한 사과가 아니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용산경찰서는 피해자 조사를 마쳤고 가해자 조사를 위해 지난주 벨기에 대사 부인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용산서가 폭행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날 대사 부인은 뇌졸중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했다.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꾀병을 부렸다는 소문이 날만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는지 벨기에 대사관은 “대사 부인이 가능한 빨리 경찰 조사(를) 받을 것임을 확인한다” 고 발표했다. 

그러나 벨기에 대사는 부인의 폭행 사건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대사관은 “조사가 아직 진행중이므로 이번 사건에 대해 코멘트하거나 인터뷰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는 “권위를 무기로 삼는 폭행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