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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ㅣ우리가 아는 윈도우는 죽었다··· 뒤이을 미래는?

2020.02.21 Rob Enderle  |  Computerworld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윈도우와 서피스를 한 사업부로 합쳤다. 즉, 운영체제와 PC 하드웨어가 통합됐다. 이는 PC의 품질, 안정성 그리고 혁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고객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OEM 업체의 입장에서 반가운 변화는 아니다. 단,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면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다. 

윈도우가 부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IBM의 평소답지 않은 행보가 있었다. 1980년대 IBM이 그 당시 신생 회사였던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외주를 준 것이다. 이 움직임은 AMD의 출현, 그리고 애플 대안의 태동으로 이어졌고, 한때 시장을 지배했던 IBM 메인프레임 프로그램은 거의 끝장나는 결과로 귀결됐다. 

초기 DOS는 윈도우와 통합돼 맥 OS와 경쟁했다. 하지만 IBM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결국 각자의 길로 갔다. 이후 지속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분리라는 혁명적인 모델은, 이번 달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직 개편은 이를 사실상 없애 버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조치는 OEM 업체에게는 경천동지할 일인지 모르지만,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 
 
ⓒGetty Images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분리
컴퓨팅 업계의 시작은 지금과 매우 달랐다. 초기 시장을 지배했던 메인프레임은 대부분 판매가 아닌 임대 방식이었다. 메인프레임을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는 ‘무료’였다. 전체 가격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 당시 운영체제를 별도로 구매한다는 개념은 생소했다. 하지만 IBM이 독점적이라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에서 분리됐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 회사와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예 별도의 회사로 존재하게 됐다. 다른 기술 제품과 달리 각각 다른 회사의 하드웨어와 운영체제를 사서 결합할 수 있었고, 그 결과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며칠 단위였던 업타임이 몇 시간 단위로 줄어든 것이다. 

심지어 애플도 1990년대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는 이 모델을 따라 하려고 했다. 하지만 거의 망할 뻔했다. 스티브 잡스가 복귀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다시 결합했고, 그 결과 오랫동안 일반용 고급 PC 부분을 장악할 수 있었다. 

윈도우를 둘러싼 초기 문제점 중 많은 부분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분리에서 발생했지만, 소프트웨어를 보안에서 분리한 결과이기도 했다. 지난 10년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에 강화된 보안 기능을 탑재해 멀웨어에 대한 저항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보안 문제를 해결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달 서피스 총괄책임자 파노스 파나이에게 윈도우 익스피리언스 팀을 맡겼다.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조치로 윈도우 PC 품질과 혁신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PC와 다른 윈도우 제품들이 점점 가전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전제 조건은 OEM들이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는 것이다.

윈도우 10X가 이 변화의 이유를 입증한다 
윈도우 10X는 듀얼 스크린 및 폴더블 제품을 겨냥한 운영체제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개발자의 날(Microsoft’s 365 Developer Day)은 긴밀하게 연결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가지는 이점을 선보였다. 

크기가 작은 듀얼 스크린 제품이더라도 각 스크린의 활용도를 높인다면 더 확장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2개의 스크린으로 더 많은 내용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않고, 각 스크린이 독자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멀티태스킹 하기가 더 낫다. 

각 스크린으로 개별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시사한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AR/VR 시대에서 더욱더 많은 가상 스크린이 생길 것이다. 멀티태스킹 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사용하는 화면 수에는 제한이 없을 것이다. 

만약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해 복잡성을 키운다면 이러한 수준의 혁신은 불가능하다. 

협력업체들은 적응해야 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결합은 서피스 브랜드 제품에 이익이 될 것이다. OEM 업체와 앱 개발자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잘 대처한다면 말이다. 

특히 하드웨어 OEM 업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가까운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하드웨어를 따라잡기 위해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하드웨어는 애플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는 데 주로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관심의 대상은 크롬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OEM 업체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러한 경쟁 노력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는 관련 의사결정에서 얼마나 참여하는지 그리고 윈도우 10X와 같은 변화를 얼마나 빨리 활용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역사적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에 불필요한 마찰이 많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OEM이 그랬고, 윈도우와 서피스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조직 개편은 그러한 마찰을 없애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쉬운 전환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전진한다면 만족할 만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결론
필자는 변화하지 않으면, 기술 시장을 따라갈 수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DOS와 윈도우의 부상은 PC 이전 세계를 지배하던 업체들의 퇴출을 일으킨 엄청난 변화였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분리되며 새로운 업체들이 등장했었고, 이들이 만들어 낸 동력을 바탕으로 이제 다시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통합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궁극적으로 PC 사용자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본다. 더 안정적이고, 안전하며, 매력적인 솔루션을 탄생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단, 모든 OEM이 이 변화에 살아남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살아남은 업체는 덜 경쟁적이고, 더 매력적이며, 더 수익이 높은 시장을 찾게 될 것이다. 만약 그 반대라면 DEC,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와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즈는 변화를 주도했으나 막상 스스로는 그 변화에 살아남지 못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변화의 결과로 새로운 강자도 등장할 것이다. (필자는 특히 삼성과 IBM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관심이 있다.) 또한 향후 확장현실(XR) 플랫폼에 엄청난 변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변화에 효율적으로 적응하는 '민첩성'이 갑작스럽게 기업의 주요 역량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 두 갈래로 나뉘었던 낡은 윈도우 생태계는 죽었다. 더 통합된 새로운 PC의 장수를 빈다.

* Rob Enderle은 엔덜 그룹(Enderle Group)의 대표이자 수석 애널리스트다. 신기술, 보안, 리눅스 등에 대해 전문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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