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우리회사건강주치의 사업 통해 경기도 취약 노동자 건강지원

라이더유니온 소속 배달노동자들 생애 최초로 근로자건강진단 받아

윤준식 기자 승인 2020.10.23 11:39 의견 0
우리회사건강주치의 사업을 통해 특수건강진단을 받은 라이더유니온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제공)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노동자건강증진센터는 10월 22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라이더유니온을 비롯한 배달노동자를 대상으로 마곡 강서휴쉼터에서 출장 특수건강진단을 진행했다.

지난 9월 대리운전기사, 10월 초 건설기계 레미콘 노동자에 대한 맞춤형 특수건강진단에 이어, 배달노동자에게도 근로자건강진단을 처음으로 시행했다.

음식배달 산업은 20조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배달종사자도 1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배달 노동자는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고, 오토바이와 안전장비도 자신이 사야하고, 주유비도 지원받지 못 하는 실정이다. 혹독한 더위와 추위,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본인의 건강 상황 전반에 대해 상담을 받지 못하고 있고, 직업병에 대한 불안감으로 배달업무를 하고 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기 때문이다.

‘우리회사 건강주치의 사업’은 전국 최초로 경기도 지자체 차원에서 진행하는 건강관리 지원 사업으로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및 영세소상공인 사업장 노동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이주노동자 및 실직자, 기타 직업건강 취약사업장 종사자 등 건강관리에 취약한 노동자를 지원 대상으로 하고 있다.

사업장위해도평가 및 컨설팅,일반 및 특수건강검진,집중사례관리 등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산업보건서비스를 제공한다.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그 동안 근로자건강진단을 통해 건강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여 직업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권리도 가지지 못 했다. 경기도에서 진행 중인 우리회사건강주치의 사업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비롯 취약계층 노동자의 건강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경기도 김포,수원지역을 비롯, 서울 일대, 인천에서 배달요, 쿠팡이츠, 맥도날드, 배달의민족 등 업체에 속해 일하는 배달노동자들 12명이 마곡 강서휴쉼터까지 방문해 검진을 받았다. 배달 노동자들은 야외에서 일하기 때문에 분진과 소음에 노출되고 장시간 오토바이 운행으로 진동에 취약하고, 감정노동에 노출되어 정신건강에 대한 관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노동환경에 맞추어 기존의 특수건강진단 항목(소음, 진동, 폐질환)에 포함된 검진을 진행했으며 직업환경의학전문의가 직접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면담과 문진을 하고, 뇌심혈관계질환 발병위험도 평가를 위한 건강상담도 진행했다.

이날 건강진단에는 파주병원 노동자건강증진센터 특수건강진단팀 8명을 비롯, 간호사, 사회복지사, 심리상담사로 구성된 사례관리팀, 산업위생기사가 동행하여 진행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라이더들은 퇴근을 하면 몸이 무거워 땅이 꺼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루종일 핸드폰을 보고 매연을 마시다보면 눈이 침침하고 거북목이 된다. 허리디스크 교통사고 후유증을 달고 산다. 그동안 배달 일 하면 당연한 거라고 여겼던 증상들을 이번 검진을 통해 검사를 받을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처음으로 받은 특수건강진단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진우 파주병원 노동자건강증진센터장은 “근로자건강진단이라는 노동자건강권의 기본이 되는 부분을 그동안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는 이유로 소외된 것이 안타깝다”며,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 맞춤형으로 특수건강진단을 지원하는 것은 경기도의 우리회사건강주치의 사업만이 아니고 앞으로 더 확대되어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진우 파주병원 노동자건강증진센터장은 “거리의 온갖 매연과 소음에 시달리고 있고, 예상보다 훨씬 열악한 건강상태였으나 보호구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또한 “외부 바람과 거리불빛, 핸드폰을 항시 봐야 하는 상황에 놓여 시력저하나 다양한 눈증상을 호소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N라이프> 출처와 url을 동시 표기할 경우에만 재배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