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도 독립 생각 없는 新캥거루족, 경제적 이유가 크다.

박성준 기자 승인 2020.05.28 14:55 | 최종 수정 2020.05.28 14:56 의견 0

한국에서 ‘캥거루족(kangaroo族)’은 25세를 기준으로 학교를 졸업한 이후 취업을 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거나, 취업을 했더라도 독립을 못하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세대를 말한다. 그리고 ‘신캥거루족’은 일반적으로 취업 여부와 무관하게 결혼을 하였지만 비싼 주거비용과 육아문제 등으로 인하여 부모와 함께 사는 세대를 뜻한다. 경제적, 정서적 혹은 사회적 등의 이유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여 함께 사는 세대를 ‘캥거루족’으로 본다면, 결혼 후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세대를 ‘신캥거루족’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은 ‘낀 세대’라는 의미로 ‘트윅스터(Twixter)’라고 부르며, 캐나다는 직업을 구하러 이리저리 떠돌다 결국 집으로 돌아온다는 뜻에서 ‘부메랑 키즈(Boomerang Kids)’, 일본에서는 ‘기생독신(寄生獨身, parasite single)’이라고 한다. 영국은 부모 퇴직연금을 축낸다는 뜻에서 ‘키퍼스(KIPPERS: 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라고 하며 프랑스에서는 이를 ‘탕기 현상(le phénomène Tanguy)’ 혹은 ‘탕기 세대(la génération Tanguy)’라고 부른다.

참조: 김성하 연구위원(공감도시연구실)‘신캥거루족(新kangaroo族)’등장의 의미와 시사점

2030대 성인남녀가 취업 후에도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단연 경제적 이유였다. 지출 감당도 어려운데 자금까지 모으려다 보니 어느새 캥거루족이 되어 있다고 응답한 것이다.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알바콜이 2030대 성인남녀 8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먼저 부모님과 동거 중인 비율은 46.1%로, 특히 이 가운데 26.1%는 부모님에게 용돈, 즉 경제적 지원을 받아 생활하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 아직 독립하지 않은 이유 1위에는 '생활비 등 지출이 많아서'(27.1%)가 꼽혔다. 독립이나 결혼에 필요한 돈 또는 내 집 마련은 커녕 당장 지출 감당이 어려워 캥거루족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것이다.

다음으로 '(높은 주거비용 때문에)내 집 마련할 돈이 모이지 않아서'(24.2%), '급여, 직장이 안정적이지 않아서'(14.4%), '학업, 취업 등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해서'(10.3%)가 2,3,4위로 꼽혔다.

종합해 살펴보면, 캥거루족들이 부모님에게 독립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돈 문제'로 응답보기 중 76.0%에 달했다. 반면, '부모님의 반대' 즉, 부모님이 계속 함께 살길 원해서 동거 및 경제적 지원을 이어가는 응답자는 4.1%에 그쳤다.

그렇다면 성인남녀가 생각하는 부모님과의 독립시기는 언제일까? 이에 대해서는 '직장, 급여가 안정적일 때'(43.2%) 하겠다는 비율이 절반에 달했다. 2위에는 '결혼 이후'(30.1%), 3위에는 '내 집마련 이후'(17.8%)가 올랐다. 독립시기 역시 '결혼여부'보다 '경제여건'을 우선 고려해 이를 갖춘 이후로 내다보고 있었다. 일부 응답자는 '앞으로 독립할 생각없음'(6.3%)이라고도 답했다.

끝으로, 향후 독립을 목표로 하는 나이에 대해 주관식 응답으로 받은 결과 평균 32.3세로 조사됐다. 남성(32.4세)과 여성(32.3세)간의 독립목표 나이에는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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