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더의 영광을 뒤로 하고' KGC 김승기 감독, '어려운 시즌, 명예 지켜낼 것"

김우석 기자 / 기사승인 : 2021-07-30 10: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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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이 새 시즌의 출발점에 섰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챔피언이다. 9일 훈련에 돌입한 준우승 팀 전주 KCC보다 3일 늦은 12일에 선수단은 소집, 차기 시즌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시즌 KGC는 꿈만 같던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시즌 전 우승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KGC는 국내 선수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외국인 선수 부진이 맞물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연승을 하기도 했지만, 연패로 피하지 못했다. 중위권에서 맴돌았다.

덜컹이던 KGC에 ‘제러드 설린저’라는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다. 설린저는 입단 이후 ‘설교수’라는 애칭과 함께 반등의 주연이 되었다.

설교수 효과는 시즌 끝까지 이어졌다. 정규리그를 집어삼킨 설린저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맹활약, KGC가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30승 24패로 정규리그 3위에 오른 KGC의 플레이오프 첫 상대는 부산 KT. 허훈과 양홍석 그리고 김영환으로 대표되는 팀이다. KGC는 정규리그에서 KT를 상대로 고전했다. 하지만 설린저가 존재하는 KGC는 정규리그와는 달랐다. 3-0으로 가볍게 넘어섰다.

4강전도 다르지 않았다. 정규리그 2위에 오른 울산 현대모비스를 3-0으로 물리쳤다.

결승전 상대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주 KCC. 이 대결도 예상과 달리 무겁지 않았다. 시리즈 전적 4승 무패로 스윕 승을 거두며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KGC는 KBL 20년 역사 속에 첫 플레이오프 전승(10전 전승)이라는 금자탑은 덤이었다. .

설린저가 중심을 잡았고, 오세근이 부활했다. 또, 양희종을 필두로 문성곤과 이재도가 공수에 걸쳐 인상적인 활약을 남겼다. ‘코리안 어빙’이라는 애칭을 얻은 변준형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활약을 펼쳤고, KBL 최고 슈터로 우뚝 선 전성현의 존재감 역시 대단했다.

거기에 더해진 김승기 감독의 다재다능함도 무시할 수 없었다.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기반이 된 선수들과의 효율적인 밀땅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용장에서 지장으로의 변화를 엿볼 수 있었던 시즌이었다.

김승기 감독은 “우승을 하게 돼서 너무 기뻤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외국인 선수 때문에 국내 선수들이 많이 고생했다. 나의 고집이었다. 변화를 가져야 했고, 설린저를 데려 올 수 있는 행운이 있었다.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연이어 김 감독은 “국내 선수들 역시 많은 발전을 이뤘다. (문)성곤이와 (이)재도 그리고 (전)성현이와 (변)준형이가 게임을 거듭할수록 공수에 걸쳐 안정감이 생겼다. (양)희종이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었다. 또,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난 (오)세근이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참 고마운 선수들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을 지나치며 김 감독은 ‘선수 조련사’의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었다. 양희종과 오세근을 제외한, ‘성장’이라는 단어 속에 포함된 네 선수에게 확실한 색깔을 심어준 것. 결과로 네 선수가 확실한 전력으로 편입되며 우승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그렇게 잊을 수 없는 한 시즌을 보낸 KGC는 비 시즌 3주차에 접어 들었다. 오세근과 양희종 그리고 전성현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본 운동을 소화하고 있다. FA를 통해 창원 LG로 이적한 이재도가 보이지 않을 뿐이다.

문성곤과 변준형을 필두로 10명의 선수가 차기 시즌을 향한 담금질을 시작했다. KGC는 비 시즌 시작 후 8주 혹은 9주 동안 ‘기본’을 핵심으로 한 운동을 소화한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 아주 조금씩 몸 상태를 끌어 올린다.

런닝의 강도도 조정하며, 볼 운동 역시 컨트롤 정도로 국한한다. 슈팅 연습 또한 무빙슛을 제외한 기본 슈팅으로 제한한다. 그렇게 차근차근 몸을 만드는 KGC는 9주 프로그램을 가동한 후에야 스크린 메이지와 연습 경기를 준비한다.

이번 시즌은 조금 다르다. 7주가 지난 8월 말 두 차례 대학 팀과 연습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시즌이 늦게 끝난 이유도 있지만, 9월 초에 시작될 예정인 컵 대회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선수들이 휴가 기간 동안 어느 정도 몸을 만들어 오기도 했다고 한다. 최근 수 년전부터 생긴 트렌드다. KBL 선수들은 휴식과 운동을 병행하며 휴가를 보내고 있다.

 

 

 

그렇게 국내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끌어 올리는 과정은 8월까지 끝낼 예정이다.

김 감독은 “(이)재도가 빠진 공백은 지훈이로 메울 생각이다. 12월 1일에 제대한다. 경기 운영과 센스가 좋다. 수비력을 조금 더 끌어 올렸으면 한다. (박)재한이도 있다. 스피드와 수비가 좋다. 또, 세근이 백업은 (한)승희가 있다. (김)철욱이 빠졌지만, 승희가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번 비 시즌에는 승희와 싸워볼 예정이다. 포워드 진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재도와 김철욱이 각각 LG와 원주 DB로 적을 옮겼지만, KGC의 국내 선수 라인업의 뎁스는 약하지 않다. 가드 진은 변준형을 필두고 박재한과 이우정이 존재한다. 우동현도 있다. 3점슛에 장점이 있는 박형철도 존재한다. 박지훈이 건강하게 복귀한다면 색깔을 낼 수 있다.

포워드 진은 풍부하다. 양희종과 문성곤이 든든하다. 함준후와 ‘비밀 병기’ 양승면도 있다. 센터 진은 오세근과 한승희로 간다. 오세근의 건강함이 관건이다. 한승희는 성장해야 한다. 가능성은 보여주었다.

이야기 주제를 외국인 선수로 돌렸다. 두 선수 모두 결정하지 못했다.

최근 두 선수와 계약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두 선수 모두 다른 곳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시즌 인천 전자랜드(현 가스공사)에서 활약했던 헨리 심스와 새로운 선수로 알려졌던 아이반 랩이 주인공이었다. 아쉽게도 KGC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 감독은 “두 선수와 접촉했고,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던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 단계를 넘지 못했다. 팀 컬러에 맞는 선수를 계속 찾고 있다. 최대한 늦게 선발할 생각이다. 8월 중순이 넘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얼 클락과 라타비우스 윌리엄스로 시작했던 KGC는 클락을 크리스 맥컬러로 교체했다. 실패였다. 이전의 맥컬러가 아니었다. 그리곤 KBL 역사로 남을 설린저로 대 히트를 쳤다. 김 감독마저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와 관련한 많은 궁금증이 생긴 KGC 소속 외국인 선수였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타 팀들 전력이 많이 강해졌다. 활발한 트레이드를 통해 국내 선수 라인업이 강화되었다고 본다. 또, 오늘 소식을 보니 고양 오리온이 영입한 외국인 선수가 상당히 레벨이 높은 선수다. 작년 같은 성적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최선을 다해 한 시즌을 치러낼 것.”이라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제 설린저는 없다. 이재도 공백도 분명하다. ‘지장’으로 변신한 김승기 감독이 어떤 형태의 팀 빌딩으로 성적을 낼 수 있을 지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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