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벤처캐피털(VC) 투자가 팬데믹 이후 장기 조정 국면을 지나 2026년부터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 따른 효율성 증대와 기업공개(IPO) 시장의 활성화가 자본 유입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20일 '글로벌 헬스케어산업 투자 현황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브리프는 최근 피치북(PitchBook)이 발행한 '2026 헬스케어 아웃룩(Healthcare Outlook)' 보고서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의 투자 현황과 향후 과제를 정리한 것이다.
◆2025년 바닥 다진 헬스케어 투자, AI가 회복 견인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VC 투자는 2021년 7517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3년부터 점진적인 회복 흐름을 나타내며 2025년 4138억 달러(3만 836건)를 기록했다.
2026년에는 AI 기술이 투자를 다시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도입을 통한 임상시험 성공률 향상과 개발 비용 절감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헬스테크(Healthtech)'와 '헬스케어 IT' 분야의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초기 단계 생명과학 분야의 투자 기회가 개선되고, IPO를 통한 투자회수(Exit) 사례가 늘어나며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 한국바이오협회◆바이오제약, 상장보다 인수합병(Acquisition) 중심 회수 뚜렷
분야별로 살펴보면 '바이오제약(Biopharma)' 부문의 2025년 VC 투자액은 271억 달러로, 전성기였던 2021년(556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거래 건수도 2021년 1926건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감소세로 전환되며 2025년 925건을 기록했다. 팬데믹 시기 대규모 자금의 과잉 유입 이후 임상 리스크와 자본시장 위축이 맞물린 결과다.
투자회수 구조의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에는 상장(Public listing)을 통한 회수가 주를 이뤘으나, 2022년 이후에는 인수합병(Acquisition)이 주요 경로로 자리 잡았다. 다만 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자본시장의 위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향후 투자 활동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한국바이오협회◆헬스테크·바이오툴 분야, 안정적 투자처로 부상
'헬스테크' 분야는 2023년 118억 달러까지 축소됐던 투자 규모가 2025년 126억 달러로 반등하며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 주요 사례로는 '앰비언스 헬스케어(Ambience Healthcare)'가 2억 4300만 달러, '에이브릿지(Abridge)'가 5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외에도 '트랜스카렌트(Transcarent)', '이노베이서(Innovacer)', '오픈에비던스(OpenEvidence)' 등이 수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제약·바이오툴(Pharma biotools)' 분야 역시 2025년 거래 건수가 399건으로 반등하며 연구 인프라에 대한 견조한 수요를 입증했다. 반면 '제약 서비스(Pharma services)'와 '헬스케어 IT'는 VC 투자보다는 사모펀드(PE)나 전략적 투자(SI) 중심으로 재편되며 투자액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미국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주의보
보고서는 향후 의료 정책 변화가 산업 환경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건강보험 개혁법(Affordable Care Act, ACA) 관련 보조금 축소 가능성과 저소득층 의료지원 제도인 '메디케이드(Medicaid)'의 자격 요건 강화는 보험료 지불구조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2026년에는 AI와 헬스테크의 융합, VC와 PE 간의 활발한 인수합병이 산업 전반의 역동성을 높일 것"이라며 "정책적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