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코리아뉴스 / 이창용] 정부가 제네릭 의약품 약가를 40%로 내리는 등 약가제도 개편에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8일 열린 제2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약가제도 개선방안과 건강보험 시범사업 성과평가 등을 논의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번에 논의된 개선안에는 신약 등재 절차부터 필수의약품 공급, 제네릭 약가 관리까지 약가제도 전반을 손보는 내용이 담겼다.
▲신약 등재 100일 이내로 단축
정부는 혁신 치료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희귀질환 치료제 등재 기간을 현행 최대 240일에서 2026년부터 100일 이내로 줄이기로 했다. 중증·난치질환 치료제의 가치를 더 정교하게 평가하기 위해 비용효과성 평가 체계도 단계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약가유연계약제 적용 대상도 확대된다. 약가유연계약제는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해 건보공단과 제약사 간 별도 계약을 체결하여 건강보험 신속·안정적 등재를 지원하는 제도다. 내년 1분기부터는 신규 등재 신약뿐 아니라 특허만료 오리지널, 위험분담제 환급 종료 신약, 바이오시밀러까지 약가유연계약제에 포함된다.
▲필수의약품 공급 제도 재정비
필수의약품 수급 안정 대책도 포함됐다. 오랜 기간 개선이 없던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는 지정 기준을 10% 더 높이고 원가보전 기준도 현실화해 2026년 하반기부터 시행한다.
국가필수의약품 약가 정책은 안정적 공급에 유리하도록 개선된다. 특히 국산원료를 사용한 국가필수의약품 대상 가산을 신규 등재 의약품에서 기존에 등재되어 있는 의약품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수급 불안 조짐이 있는 약제를 미리 모니터링해 원인별 대응도 강화하기로 했다.
▲제네릭 약가 40%대로 조정 추진··· "산업 발전 저해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 요구"
약가관리 체계 조정도 예고됐다. 2026년 하반기부터 제네릭 및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은 현행 53.55%에서 40%대로 낮아진다. 이미 등재된 약제도 약제별 등재 시점과 현재 약가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순차적으로 조정된다.
가산제도는 혁신성과 수급 안정 기여도를 기준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품질이 낮은 제네릭이 무분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동일성분 11번째 제제부터 5%p씩 약가 인하하고, 최초 제네릭 진입 시 10개 이상 제품 등재되면 1년 경과 후 11번째 제제 약가를 일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사후관리제도들도 약가 조정의 예측 가능성과 제도 운영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비한다.
보건복지부는 "적용의 예측가능성이 낮아 사회·행정적 비용 부담 지적이 있어왔던 '사용범위 확대'와 '사용량-약가 연동'의 약가 조정 시기를 일치 및 정례화 할 것"이라며, "실거래가 조사는 시장경쟁과 연계하여 인센티브 기반으로 실거래가 인하가 촉진되는 방향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2027년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급여적정성 재평가도 선별등재 이후 약제도 대상으로 포함하되 임상 유용성의 재검토 필요성이 확인된 약제 중심으로 평가하는 등 제도 취지에 보다 부합하는 방향으로 개편하여 2026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종합적 개선 방안을 통해 우리의 약가 제도를 주요국 수준으로 선진화하여 국민들의 치료 접근성은 대폭 높이고 약품비 부담은 경감될 것"이라며, "혁신 및 보건 안보를 위한 투자 정도에 상응하는 합리적 보상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내 제약산업계가 보다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 제약 업계는 이 같은 약가 인하 정책에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2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위원회)'는 "특히 신약을 제외한 의약품의 약가 산정기준을 현행 53.55%에서 40%대로 내리는 개편안은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위탁개발생산기업 (CDMO)과 비급여 의약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제외한 국내 제약기업 100곳의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4.8%, 순이익률은 3%에 불과하다"며, "그럼에도 제약바이오 강국 도약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기술 격차를 줄여 신약개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약가 산정기준을 개선안대로 대폭 낮출 경우 기업의 R&D 투자와 고용을 위한 핵심 재원이 줄어들어 신약개발 지연, 설비 투자 축소, 글로벌 경쟁력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2012년 정부의 일괄 약가 인하(평균 인하율 14%)에 대한 학계의 심층분석결과에 따르면 건보 재정이 일시적으로 절감되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 기업의 비급여 의약품 생산 비중 등이 늘어나 국민의 약값 부담은 13.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R&D 투자 비율이 높은 기업, 수급 안정에 기여한 기업 등에 대한 약가 우대 방안이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약가 우대방안을)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